[토크콘서트] 2013.6.20. 이야기, 음악 그리고 이해하기
글 : 난민주간 시민기자단 오경진
사진: 영상물제작팀 이강연
지난 6월 15일에 열린 난민주간 광화문 행사에 참여한 후, 난민주간 시민기자로써의 첫 번째 기사를 난민주간 블로그(http://koreare
fugeeweek.tistory.com/73)에 게재하였다. 주위 사람들에게 나의 글을 보여주고 그들의 피드백을 들어보았다. 안타깝게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난민에 대해 생소해하였다. 아직까지 대한민국에 사는 많은 사람들은 난민에 대하여 잘 모른다. 또 잘 모르기 때문에 잘못된 편견이나 사고방식에 영향을 받기가 쉬운 편이다.
사실 나도 얼마 전까지 난민에 대해 잘 알지 못하였다. 국제 협력을 전공하였고, 세계의 분쟁과 평화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수단, 콩고 등의 국제 분쟁 지역 난민 문제에 대해서는 익숙한 편이다. 하지만, 한국에 거주하는 난민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너무나 많은 부분을 모르고 있었다. 그들이 어떠한 힘든 여정을 거쳐 한국에 오게 되었는지, 난민 인정을 받기 위하여 어떠한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등등. 최근에 콩고 비밀 정보국 출신의 욤비씨가 한국에서 난민으로 살아가는 과정을 담은 ‘내이름은 욤비(욤비 토나, 박진숙 지음, 이후, 2013년)’ 를 읽고, 이번 2013 난민주간 시민기자로 참여하게 되면서 난민에 대한 지식을 조금이나마 넓힐 수 있었다.
6월 20일은 난민 주간 두 번째 행사인 토크콘서트가 열리는 날이다. 6시에 일을 끝내고 강남구청역 부근에서 토크 콘서트 장소인 시청역까지 부랴부랴 발걸음을 옮겼다. 2호선 시청역에서 내려 숨을 몰아쉬며 시민청으로 들어갔다. 도착해보니 7시. 앞서 진행된 두 차례의 토크를 놓친 것을 아쉬워하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야기 콘서트에 귀를 쫑긋 기울였다.
라이베리아 출신 난민이신 J씨는 마치 한편의 스펙터클한 영화와도 같은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들려주었다. 유복하고 평화로웠던 시절, 그리고 1989년 내전이 일어난 후 순식간에 뒤바뀌어 버린 삶의 이야기. 반군으로 오인 받아 가족을 잃고 정부와 반군 세력의 위협을 피해 가나의 난민캠프로의 피난. 갖은 죽을 고비를 넘기며 한국에 온 후 또다시 시작되는 고난의 삶. 난민 인정 불허, 재도전. 등등. 그토록 많은 시련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택했던 그의 용기, 그리고 이러한 자신의 이야기를 시민들에게 들려주는 것을 택한 그의 용기에 감동받았다. 이처럼 난민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는 모두가 위대한 삶의 드라마이다. 현재의 위협과 고난에 맞서 고향땅을 떠나는 것을 무릅쓰고 삶을 지키고자 했던 용감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자유를 향한 용기’라는 토크콘서트의 제목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2부는 평화를 노래하는 가수들의 공연으로 이루어졌다. ‘길가는 밴드’, ‘솔가’ 그리고 ‘에스뻬랑스’의 아름다운 음악이 이어졌다. 부드러운 멜로디 속에 평화와 사랑에 대한 메시지가 들어있는 노래들이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특히, 인상깊었던 점은 ‘길가는 밴드’의 보컬인자 기타리스트인 장현호씨가 자신의 공연이 끝나고 나서도 그 후에 노래를 부르는 다른 공연팀들의 음향 장비를 계속 체크해 주는 것이었다. 작은 부분까지 일일이 신경을 써주는 그의 마음씨에 또 한번 감동받았다. ‘에스뻬랑스’는 케냐에서 온 데니얼과 콩고에서 온 프레디로 구성된 팀이다. 데니얼의 풍부한 보컬과 프레디의 경쾌한 잠베 리듬이 아주 잘 어울렸다. 마지막에 모든 출연자들이 나와서 ‘하쿠나 마타타’를 함께 후렴구로 외치며 ‘잠베‘ 라는 곡을 함께 했을 때는 모두가 하나된 기분이었다.
토크 콘서트는 이것으로 막을 내렸다. ‘한 사람이 다가오면 그 사람의 인생 전체가 내게로 온다’는 말이 있다. 오늘과 같이, 한국에 거주하는 난민들과 시민들이 서로에게 다가옴으로써 서로의 인생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날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최고의 콘서트 현장이었다.
*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신 난민인권센터 관계자분들과 좋은 사진들을 제공해 주신 영상물제작팀 이강연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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