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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주간 이야기/올해의 활동들

[난민주간 광화문 행사] 콩고 왕자 욤비 토나씨와의 만남

[난민주간 광화문 행사] 콩고 왕자 욤비 토나씨와의 만남

 

난민주간 시민기자단  김현리


 

   사실 예상치 못했던 만남이기에 더욱 반가웠다. KBS 1TV ‘인간극장을 통해 잘 알려진 콩고 난민 욤비 토나씨를 난민주간 행사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것이다. 정말 소중한 기회다 싶어 얼른 인터뷰를 요청했는데 흔쾌히 응해주셨다. (사실 인터뷰 질문이 약간 딱딱하긴 한데, 급작스럽게 즉석에서 하게 된 인터뷰였던지라 조금 아쉽긴 하다. 집에 돌아와 생각해보니 정말 여쭈어보고 싶었던 건 한국에서 살아가는 욤비씨의 소소한 일상인데 말이다.)

 

 

먼저, 욤비씨가 생각하시는 이번 행사의 의미에 대해 물었다.

한국 사람들은 우리와 같은 난민들의 삶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사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난민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고, 질문을 던지면서 난민들의 삶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필자는 법과 정치를 공부하는 학생이기에 평소에 난민법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난민법의 당사자격인 난민들은 올 7월 시행 예정인 난민법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서 두 번째 질문으로 물었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한국이 난민법을 제정했다는 점에 대해 한국 정부에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국에 오래 살면서 느낀 것은, 난민 문제가 단순히 법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인식'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법이 잘 되어 있어도 실무를 담당하는 출입국 관리사무소 등에서 그 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그 법안은 아무런 힘이 없을 테니까요. 난민법을 만든 입법자 분들은 이제 법안 너머의 변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난민', 그리고 이들의 권리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욤비씨가 인터뷰에서 재차 강조하고자 했던 말은 '인식 변화'의 중요성이었다. 법과 제도가 아무리 잘 갖추어져 있더라도 그 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또 그 것이 지켜질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충분히 조성되어 있지 않다면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비록 짧은 인터뷰였지만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그저 푸근한 우리 삼촌 또는 이웃 할아버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겉모습은 다를지 몰라도, 자신이 속한 사회와 공동체 속에서 의미 있는 존재로 존중 받으며 행복한 삶을 꿈꾼다는 점에서 우리는 조금도 다를 바가 없었다. 욤비씨가 말했듯, 이러한 작은 행사들을 통해 난민과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만남을 갖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보다 더 많아진다면 언젠간 우리 사회에서도 다양한 이들이 어울려 자연스럽게 공존해나갈 수 있을 거란 희망을 가져본다.

 

*욤비 토나씨가 누구인가요?

욤비 토나 씨는 원래 모국 콩고에서 왕자 신분을 가진 왕족 출신이었습니다. 명문대학교를 졸업하고 콩고민주공화국 비밀정보국에서 일하던 엘리트였지만 내전이 발생하면서 정치적인 이유로 체포당해 고문, 살해의 위협을 받다가 난민으로 한국으로 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욤비 토나씨와 가족은 한국에 온 지 6년 만에야 난민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 그의 이야기가 KBS 1TV 인간극장을 통해 소개되면서 많은 관심을 불러모으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