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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난민주간_문화로 만나는 난민] ⑤ The Visitor(더 비지터)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6. 20. 00:46

안녕하세요! ‘문화로 만나는 난민코너, 오늘은 마음 속 깊이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영화 ‘The visitor’를 추천해드리려고 합니다.

 

여러분에게는 정말 소중한 친구가 있나요?

무미건조한 내 삶에 희망을 느끼게 해주는 친구.

내가 새로운 것에 도전 할 수 있도록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친구.

이렇게 소중한 친구가 어느 날 불법 이민자로 잡혀가 감금이 된다면 어떨까요?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즐겁게 담소를 나누던 친구가 뜬금없이 수용소로 잡혀간다면...

감금 뿐 이겠어요? 내전 또는 전쟁으로 인해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수 없는 고향으로 친구가 추방을 당한 다면요?

 

여기 서로에게 소중한 친구가 되어준,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이유로 헤어져야 했던 이들이 있습니다.

 

코네티컷의 한 대학에서 같은 수업 하나만을 20년간 가르치고, 강의계획서는 연도만을 바꾸고 그대로 사용하는, 오랫동안 해온 교수직에 염증을 느끼던 교수가 있었습니다. 그는 바로 월터 베일 교수, 어느날 그는 이름만 공동저자일 뿐인 논문 발표를 위해 뉴욕으로 갑니다. 그는 오랫동안 쓰지 않았던 뉴욕의 자신의 집에서 살고 있었던 타렉과 자이납 커플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은 시리아, 세네갈에서 온 이민자 커플이었고 머무를 곳이 없는 그들에게 월터는 자신의 집을 함께 쓸 것을 권유합니다.



그렇게 시작한 동거. 클래식만 듣고 살아왔던 월터 교수는 타렉을 통해 젬베라는 아프리카의 드럼을 배우며 점점 자신의 지루한 삶에도 소소하고 작은 행복이 스며듦을 느끼죠. 코네티컷에서 타렉 커플과 함께하면서 그는 그간 잃고 있었던 삶의 활력을 되찾습니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타렉은 지하철에서 아무 이유 없이 검문을 당하고 수용소에 갇힙니다. 이러한 불행 속에서 타렉의 어머니와 자이납은 타렉을 구해주고 싶어도 그들의 처지 역시 타렉과 다를 바 없기에 도울 수가 없었습니다.

 

겨우 타렉과 알고 지낸지 10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월터 교수는 억울하게 끌려간 그를 구해주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합니다. 자신의 돈을 들여 난민 전문 변호사를 선임하고, 낯선 뉴욕에서 아는 이 한 명 없던 타렉의 어머니를 잘 보살펴주고, 코네티컷에 돌아간 후에도 짬짬이 타렉에게 면회 오고, 남은 학기를 휴직하기까지 하는 모습을 통해 보는 이에게 가슴이 뭉클한 감동을 주죠.

 

그러나 그의 이러한 노력이 무색하게도 타렉은 갑작스럽게 어느 날 아침, 귀환명령을 어겼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추방당하게 됩니다. 타렉은 이제 시리아에서 평생 살아가야 합니다.

사랑과 음악을 위해 뉴욕까지 오게 된 타렉은 이제 더 이상 미국 땅을 밟을 수가 없습니다더 이상 사랑하는 자이납을 만나지 못합니다.

 

이런 식으로 쫓아내는 거 아냐! 내 말 들려? 아무 잘못 없는 사람이었다고! 이럴 순 없는거야! 왜 사람 인생을 가지고 놀아? 그 친구도 사람이야. 내 말 듣고 있어? 이해하냐고!”

 

수용소에 찾아간 그에게 수용소 직원은 성의없는 태도를 보이며 타렉과 연락할 수단이나 행방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았고, 이에 분에 찬 월터 교수는 위와 같이 소리쳤습니다. 아마도 그의 외침은 수용소 직원들뿐만이 아니라 미국 사회 전체, 전 세계에서 불법 체류자, 이민자 등이 부당한 처우를 받는 현실에 대한 비판과 일침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타렉을 만나기 이전의 월터의 삶처럼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던 여러분들에게, 어느 날 타렉과 같은 친구가 나타나 활력을 불어넣어준다면 어떨것 같으세요?  여러분들이 윌터와 타렉의 스토리를 영화 속 이야기로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우리 바로 옆에 있는 난민들도 여러분들의 삶에 번쩍! 하고 나타나 희망이 되어주는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친구가 되어준 난민은 난민이기 이전에 사람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난민 또는 불법체류자라는 불안정한 지위 때문에 내 친구가 강제송환 당할 상황에 놓여있다고 상상해보세요. 

혹시,불법이라는 단어가 만드는 편견으로 그들을 혐오하기만 하고범죄자라는 색안경을 끼고 있지는 않으셨나요?? 얼마든지 그들은 당신의 친구로서 당신의 마음에 "visit"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