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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만나는 난민, 세번째 작품 - 치열한 법정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6. 18. 11:52

안녕하세요! '문화로 만나는 난민'. 오늘은 책 "치열한 법정"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여러분, 우리가 만약 5.16 군사정변 시절에 태어나 쿠데타를 경험하였다면, 어땠을까요? 

지독한 독재정권으로 인해 우리 스스로가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없고, 자신의 신념을 지킨다는 이유로 고문과 같은 비인륜적인 박해를 받는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했을까요?




우리의 과거 독재정권 역사는 현재의 아프리카에서 만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아이티 또한 그러하지요. 1991년 아이티에서 쿠데타가 일어났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목숨에 위협을 받고 안전을 찾기 위해 ‘미국’이라는 나라로 갑니다. 그러나 미국은 이들을 찬밥 신세 취급합니다. 배를 타고 망망대해를 건너 미국으로 건너왔건만, 미국 이민국은 이들 99.9%를 되돌려 보냅니다. 되돌아가면 죽을 수도 있는 고국으로요. 


이에 같은 인류로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어, 누군가가 반기를 듭니다. 바로 미국의 예일대학 법과대학의 고홍주 교수-한국 제주도 출신으로 영어이름은 헤럴드 고-입니다. 아이티 난민을 강제송환하고, 난민 수용을 인도주의 적인 차원이 아닌 정치적인 수단으로 이용하는 부시 정부를 상대로, 난민의 인권을 지켜내기 위해 다소 무모한 소송을 제기합니다. 고홍주 교수는 그의 제자들과 주변의 변호사를 포함하여 80여명이 넘는 이들과 함께 2만 시간이 넘는 자원 활동으로 소송을 준비합니다. 난민의 인권을 보호하겠다는 그 불굴의 의지로 해군기지에 감금되어있는 수 많은 아이티 인 중 310명을 미국으로 입국시키는데 성공합니다. 법정에 서 본 경험 없는 로스쿨 학생들과, 그들의 교수가 난민들의 자유를 지켜줘야 한다는 마음으로 1심 승소를 이끌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습니다.




"만일 여러분 모두가 충분히 용감하다면 무엇을 해낼 수 있을까요? 아이티 사건이 기준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불리한 법에 대항했고, 모두들 우리가 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자신들을 어떻게 평가하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우리는 서로 격려했습니다. 밤낮 없이 열심히 했습니다. 우리는 부정적인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내 동료들은 믿을 수 없는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승소했습니다. 여러분이 진지하게 생각하는 문제가 있다면, 행동해야 합니다."(439p)  

미국과 상황이 많이 다르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에도 점점 많은 난민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1차 인정을 거의 해주지 않는 법무부의 의견에 항의하는 소송도 당연히 늘어나겠지요. 고홍주 교수와 그의 제자들은 무엇 때문에 아이티 난민들의 자유를 지켜주려 했던 것일까요. 바로 ‘인류애’ 때문이 아닐까요? 

어느 정도, 난민이 누구이고, 그들이 왜 고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고 계신다면, 난민 소송이라는 좀 더 심화된 내용을 다뤄보시길 추천합니다.

관타나모에 갇힌 아이티 난민들을 위하여 예일대 로스쿨 학생들과 최고의 변호사들이 법정에서 어떻게 다투는지 치밀하게 다룬 점도 흥미진진하지만, 무엇보다도 숱한 역경을 이겨내고 삶의 소망을 되찾아 살아가게 된 아이티 난민 여성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책이다. 역경 속에 피어난 꽃이 진정 아름답다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

-공익법센터 어필 정신영 변호사-